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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카데미 수상작 #2. 룸 (여우주연상)



필자 개인적으로 여우주연상은 필자가 좋아하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받았으면 했다. 그렇다고 <룸>의 브리 라슨이 연기를 못했다는 건 아니지만 팬심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브리 라슨은 27살로 아직은 젊은 나이 아닌가. 물론 젊다고 해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 힘들다는 것도 편견이긴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으니까. 사실 <룸>을 보면서 필자는 브리 라슨의 연기보다는 아역 배우였던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브리 라슨의 연기가 조금은 필자 눈에 덜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코너 특성상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읽어보시길 권함.


3096일 vs 룸



영화 <룸>을 보고 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3096일>. 비슷한 내용이긴 하지만 둘의 감흥은 전혀 다르다. <3096일>이 납치부터 탈출까지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데에 충실한 영화라면, <룸>은 이런 일을 겪은 당사자가 겪는 심리적 변화(특히 아들 잭)와 가족들 간의 갈등과 해소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둘 중에 한 편을 꼽자면 단연 <룸>을 꼽을 수 밖에 없다. 실화가 주는 감동보다 허구가 주는 감동이 더한 건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기 때문이 아닐까.


<3096일>은 납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부터 나오지만, <룸>은 납치된 지 7년 후가 영화의 시작이다. 그동안 1평 조금 넘는 방에 감금되어 살면서 유괴범의 아들까지 낳아 그 아들이 5살이 된다.(처음에는 아들이 아니라 딸인 줄 알았다.) 영화의 반은 그때부터 탈출까지의 과정이고, 나머지 반은 탈출 후 변화된 가정에서 겪는 가족 간의 갈등과 이 세상이 1평이라고만 알고 있던 아들 잭이 세상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변화된 환경에서 아들이 지금껏 겪어 보지 못했던 엄마와의 갈등과 해소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3096일>을 보면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 쉬운 반면, <룸>을 보고 나면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여운이 남는다는 것.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게 되는 거다.


감상 포인트 #1.
아들



태어날 때부터 1평 조금 넘는 방에서 태어나 5살이 되도록 그 방은 잭이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였다. 잭에게 거미는 방에서도 볼 수 있는 '진짜'지만, 개는 TV 속에나 나오는 '가짜'였다. 자신과 엄마는 '진짜'지만 TV 속 사람들은 평평하게 생겼고 색깔로 만들어진 '가짜'다. 가끔씩 찾아오는 유괴범 닉은 '진짜'인지 잘 모른다. 반 정도만 '진짜'인 존재. 이런 의미에서 영화 제목이자 원작 소설의 제목인 '룸'은 잭에게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공간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런 잭이 진짜 세상을 접하면서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첫 번째 감상 포인트 되겠다.


감상 포인트 #2.
그들을 대하는 자세



이런 특이한(?) 경험을 한 이들은 정신과 의사에게는 연구 대상이다. 그래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도 연구하고 싶어하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처음부터 지켜본 정신과 의사인만큼 모녀의 상태를 잘 알았던 것. 이에 반해 특종이랍시고 인터뷰를 하게 된 리포터는 상당히 민감한 질문을 해서 자극한다. 탈출을 위해 자살을 고려해보진 않았는지, 아들을 위해 아들만이라도 자유롭게 해주길 부탁해보지 않았느냐는 식의 질문이 그렇다. 결국 인터뷰가 있었던 그 날 조이는 병원에 실려간다.


감상 포인트 #3.
엄마와 아들



엄마 조이는 탈출 후 변화된 가족(부모님의 이혼) 환경 속에서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 그런 와중에 조이는 예전과는 다른 엄마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도 늘어간다. '룸'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 그래서 잭은 가끔씩 그립다. 그 '룸'이. '룸'에 있을 때는 언제나 엄마는 내 곁에 있어주었기 때문. 그러다 병원에 간 엄마가 힘내라고 지금껏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를 자른다. 잘려나간 머리카락 뭉치를 엄마에게 보내줬던 것. 이 머리카락이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매개체 역할이다.


감상 포인트 #4.
아이들이 바라는 건



잭(아들)의 머리카락을 보고 힘을 얻어 결국 병원에서 나온 조이(엄마)는 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난 좋은 엄마가 못됐어." 이에 대한 아들의 답. "그래도 엄마잖아." 이 세상에 좋은 엄마, 나쁜 엄마란 없다. 물론 세상이 비상식적이 되어 버린지라 이해할 수 없는 부모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아이에게 있어서 좋은 엄마, 나쁜 엄마란 없다. 아이에게 중요한 건 항상 옆에 있어주는 것. 언제든지 자신과 함께 하는 것 그거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권하는 영화다.


감상 포인트 #5.
'룸'과 세상



조이(엄마)와 잭(아들)은 잭의 요청으로 예전에 살던 '룸'을 다시 방문한다. 자신이 자라왔던 곳, 자신에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주었던 공간인 그 곳으로. 그리고 아들은 말한다. 더이상 여긴 '룸'이 아니라고. 왜냐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줬던 경계가 되는 문(유괴범이 들어오던 그 문)이 없어졌기 때문. 그리고 거기에 있던 각 사물들을 부르면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5살 때까지 잭에겐 세상이었던 '룸'은 이제 진짜 세상과 통하는 진짜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거다.




브리 라슨 & 제이콥 트렘블레이

브리 라슨은 조이 역을 위해 살까지 빼고, 실제로 정신의학 박사에게 상담을 받기도 하고, 한 달 동안 감금 생활을 실제로 해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 덕분에 브리 라슨은 아카데미 뿐만 아니라 골든글로브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필자가 앞서도 언급했듯 브리 라슨보다 더욱 빛났던 건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아닐까 싶다. <룸>은 제이콥이란 배우 빼놓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위의 감상 포인트가 대부분 아들 중심 아닌가! 10살의 꼬마가 이런 연기를 한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앞으로 주목해야할 아역 배우.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비록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건 아니지만, 원작 소설의 작가는 2008년 오스트리아에 있었던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적게 된 것이라 그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궁금하면 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필자가 본 그 어떤 납치, 감금 사건보다도 이에 비할 바는 안 된다. 사실 영화 <룸>에 대한 얘기를 할 때, 감상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이 실제 사건은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을 거 같아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다. 영상에서는 그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납치 감금 사건이 2개 정도 더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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