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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비누 특집 #3. CP, HP 천연 비누 구매 가이드



MP 천연 비누에 이어 이번엔 CP와 HP 천연 비누 구매 가이드다. CP법과 HP법를 함께 다루는 이유는 제조법 상, 공통된 사항이 많아서인데, 시중에 판매되는 천연 비누들을 보면 HP법보다는 CP법이 대부분인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CP법을 중심으로 얘기하면서, HP법을 곁들여서 얘기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알아야할 건 CP법과 HP법의 차이다. 물론 깊게는 아니고 간단하게 살펴보고 넘어가자.


CP법 vs HP법


비누 제조 과정

① MP법 vs CP법/HP법

MP법은 만들어진 비누 베이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한이 있는 반면, CP법과 HP법은 비누 제조 전과정을 제조자가 직접 하기 때문에 자신의 구미에 맞는 비누를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MP 천연 비누는 진정한 의미에서 천연 비누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미 100% 천연 비누란 없다는 글에서도 살펴봤듯이 정도의 차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장단점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구매하면 된다.

② CP법 vs HP법 (제조법)

CP법과 HP법의 가장 큰 차이는 제조 과정에서의 온도 차이다. CP법을 Cold Process라 하여 차가운 상태에서 비누를 제조하는 게 아니라 40-45도 정도에서 반응을 시키고, HP법은 이보다 높은 60도 정도에서 반응시키다 80도까지 열을 가한다.(중탕으로) 이렇게 비누화 반응을 거친 후에 CP법은 4주, HP법은 2주 정도 건조시킨다.

③ CP법 vs HP법 (장단점)

CP법HP법
염기와 유지가 완전히 반응하지 않는다
유지(오일)의 좋은 성분이 그대로 남는다
염기와 유지가 완전히 반응한다 (열을 가해서)
유지(오일)의 좋은 성분 일부가 파괴된다
CP법과 달리 HP법이 열을 가하는 이유는 염기(알칼리)와 유지(오일)를 완전히 반응시키기 위해서다. 이 말은 결국 CP법은 염기와 유지가 완전히 반응하지 않음을 뜻한다. 반면 HP법은 열을 가하기 때문에 유지(오일)의 좋은 성분 중에 일부가 파괴되지만, CP법은 좋은 성분이 그대로 남는다. 결국 일장일단이 있다는 얘기. 

제조법에서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HP법의 경우는 CP법에 비해서 열을 가하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있어 비누 제조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 더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조 후에 건조하는 기간은 CP법에 비해 50% 정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건조 기간을 두는 이유는 수분을 빼면서 염기(알칼리)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다. 건조하면서 염기성이 약해진다는 얘기.


#1
CP, HP 천연 비누 구분법

판매 페이지에 명시되어 있으니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 판매하는 입장에서 명시를 안 할 이유가 없다. MP 천연 비누는 명시 안 하는 경향이 있지만, CP나 HP는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명시하는 게 보통이다. 이 때문에 CP나 HP 천연 비누가 아닌데도 명시를 그렇게 하는 허위 광고도 있으니 주의.

일반적으로 CP나 HP 천연 비누의 가격대는 10,000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다. 가격이 5,000원 미만이면서 CP나 HP 천연 비누라고 한다면, CP나 HP 천연 비누가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성 성분 등을 꼼꼼히 체크해보는 게 좋다. 


#2
비누의 투명도는 기능과 무관

MP 천연 비누 설명 시에도 언급했듯이 투명한 비누는 MP법이나 HP법으로 제조한다. CP법으로는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비누의 투명도는 보기 좋게 하기 위함에 있지 기능과는 전혀 무관하다. 왜냐면 투명하게 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HP법의 경우, 글리세린, 에탄올, 설탕용액)은 비누화 반응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3
주로 사용하는 3가지 오일

판매되는 CP, HP 천연 비누의 성분을 보면 눈에 종종 띄는 오일들이 있다. 팜 오일, 코코넛 오일, 올리브 오일. 이 세 가지 오일이 주로 사용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팜 오일: 비누의 경도(단단함)을 위해
② 코코넛 오일: 풍성한 거품과 뛰어난 세정력
③ 올리브 오일: 뛰어난 보습력

각 오일이 위의 특성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팜 오일은 보습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코코넛 오일은 비누의 경도(단단함)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천연 비누를 만들 때, 해당 오일을 사용하는 이유가 위와 같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 것일 뿐. 그래서 대부분의 천연 비누에는 팜 오일과 코코넛 오일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고체 비누로써 어느 정도의 경도(단단함)과 풍성한 거품 때문. 

그러나 거품이 많으면 세정력이 좋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연관성은 적다. 즉 거품이 많이 난다고 해서 세정력이 좋은 건 아니라는 얘기. 코코넛 오일과 같은 경우가 거품이 풍성하면서 세정력이 좋은 건 오일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4
오일에도 등급이 있다

사용하는 오일에도 등급이 있다. 올리브 오일과 코코넛 오일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순서는 좋은 등급 순이다.

① 올리브 오일: 엑스트라 버진 ▶︎ 버진 ▶︎ 퓨어 ▶︎ 포마스 ▶︎ 람판테 
② 코코넛 오일: 버진(비정제) ▶︎ RBD(정제)
일반적으로 알려진 엑스트라 버진 코코넛 오일은 마케팅 용어다. 즉 엑스트라 버진이란 등급이 없는데 올리브 오일에는 엑스트라 버진과 버진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보니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표기하는 것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올리브 오일의 경우에는 퓨어나 포마스 등급을 주로 이용하고 코코넛 오일의 경우에는 RBD 등급을 주로 이용한다. 그 외의 등급을 사용하면 분명히 표기한다. 왜? 장점이니까.

단, 올리브 오일의 경우에는 비누 제조 시의 문제 때문에 좋은 등급의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씩 '100% 퓨어 엑스트라 버진 코코넛 오일' 식의 표기를 보곤 한다. 코코넛 오일 최상위 등급인 버진 코코넛 오일을 사용했단 말을 이렇게 표현한 것. 따지고 보면 엑스트라는 그런 등급이 없고, 퓨어는 형용사에 지나지 않으며, 100%는 오일 제조 과정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천연 마케팅에는 이런 경우가 참 많다. 100%라고 하면 일단 믿지 마라. 결코 그렇지 않다.


#5
MP < CP, HP

예를 들어보자. 버진 코코넛 오일을 섞는다고 하면, MP 천연 비누의 경우에는 버진 코코넛 오일을 넣어도 첨가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넣을 수가 없다.(비누화 과정을 안 거치니까) 코코넛 오일을 주성분으로 만든 비누 베이스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코코넛 오일은 RBD 등급이며, 버진 코코넛 오일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얼마나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한계가 있다.

반면에 CP, HP의 경우에는 자신이 사용하기 나름이다. 버진 코코넛 오일만을 이용하여 만들 수도 있다. 즉 내 맘대로 조절이 가능하단 얘기.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MP 천연 비누보다 CP나 HP 천연 비누가 좋다고 하는 거다. 그러나 CP나 HP 천연 비누가 좋다고 하여 나에게 맞다고 할 수는 없다. 나에게 맞는 비누가 가장 좋은 비누다. 

또한 해당 오일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명시하는 데가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할 사항이다. 즉 조금만 넣고 뭐가 함유되어 있어 어디에 좋으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제조해서 판매하는 데가 아니라 수입 또는 유통/판매만 하는 업체인 경우가 많다.


#6
내세우는 장점의 허

#3에서 대표적인 오일 세 가지를 언급했으니 이와 연관지어서 설명하는 게 이해하기 쉽겠다. 천연 비누는 어떤 오일을 얼마의 비율로 배합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 천연 비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각 오일이 가진 장점을 병렬로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비누1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팜 오일) vs 비누2 (코코넛 오일, 팜 오일)

비누1과 비누2의 차이는 올리브 오일이 첨가 유무다. 비누1의 경우, 다음과 같이 표기되는 게 보통이다. 거품이 풍성하고 세정력도 좋고, 보습력도 좋다. 그러나 비교해보면 비누1은 비누2에 비해 거품이 덜 풍성하고, 세정력은 덜 좋으며, 보습력은 더 좋다. 왜냐면 거품과 세정력은 코코넛 오일 때문이고, 보습력은 올리브 오일 때문이다. 

결국 세정력이 뛰어난 비누를 원하면 비누2를 선택하면 되고, 어느 정도의 세정력과 어느 정도의 보습력을 갖춘 비누를 원하면 비누1을 선택하면 된다. 즉 자신에게 맞는 비누를 찾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대부분 장점만 언급하다 보니 천연 비누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들에게는 다 비슷해 보이는 거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것.

게다가 비누2의 경우에는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CP법으로 만들어 천연 글리세린이 분비되어 보습에도 좋다. 물론 비누2가 전혀 보습력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코코넛 오일이 천연 비누에 첨가하는 오일 중에 세정력이 가장 뛰어나 상대적으로 보습력은 떨어지기 마련. 그런데 이를 그렇게 표현하면 어떤 비누든지 간에 CP법으로 만들면 천연 글리세린이 분비되니 보습력은 좋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 어떻게 해서든 장점을 쥐어 짜내어 표기하는 게 문제다. 스티코에서 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인포머셜 커머스를 지향하는 지 이해가 충분히 될 거라 본다. 장단점을 두루 보여준다고 해서 제품이 안 팔린다 생각할 필요 없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요즈음 소비자들은 글 잘 안 읽고 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호구되기 십상.


#7
효능은 모른다

일단 일반화장비누라고 하면 법적으로 효능을 표기할 수 없다. 왜냐면 효능을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 그래서 보통은 어떻게 하냐면, 효능을 적어주고 의약품이 아니라고 조그만 글씨로 부연 설명을 하는 식이다. 그러나 효능을 검증받으면 기능성 비누로 허가 받을 수 있다. 의약외품으로 말이다. 의약외품으로 인정받을 게 아니라고 하면 효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물론 해당 천연 비누를 사용하여 효능에 명시된 바와 같은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일반 비누에 비해서 천연 비누가 좋기 때문인데, 천연 비누의 좋은 성분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일반 비누의 안 좋은 성분들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법이다. 후자라면 어떤 천연 비누를 써도 그런 효과 본다는 얘기. 고로 참조만 하길 바란다.


#8
과장된 효능 유의

효능에 대해서 검증을 받지 않다 보니 효능에 대해서는 과장하기도 일쑤다. 오일의 장점이 비누의 장점이 될 순 없는데,(왜냐면 오일이 화학 반응을 거쳐 다른 물질 즉 비누가 되기 때문) 오일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와서 효능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코코넛 오일의 경우, 보습에 좋고, 모발 보호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이를 비누의 효능으로 활용하는 거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 코코넛 오일로 비누를 만들면, 세정력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보습력은 떨어지고, 비누는 기본적으로 약알칼리기 때문에 세발용으로 사용 시에 머리카락이 뻣뻣해지고 엉킨다.(수산화 이온으로 머리카락이 염기성이 되기 때문) 게다가 머리카락에 묻은 때가 잘 빠지지도 않는다. 샴푸와 비누의 용도는 다르단 얘기. 그래서 모발에 사용하는 비누들을 보면 약산성에 기능성으로 허가 받은 제품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재밌는 건 이런 부분으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게 있더란 거다. 약알칼리성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엉뚱한 실험을 하던데, 그렇다면 다른 일반 비누는 약알칼리성이 아니란 얘긴가? 비누의 기본적인 성질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선 천연 비누가 이렇다고 얘기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누차 얘기하지만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라 하여도 따져서 봐야 한다.


#9
저자극의 허

천연 비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표현이 저자극이다. 물론 일반 비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자극이 덜할 순 있다. 그러나 비누는 비누다. 비누는 약칼리성이고, 우리 피부는 약산성이다. 자극이 없을 순 없단 얘기. 그런데 저자극이라고 표시한 거는 우리가 충분히 이해한다고 해도 자극이 없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된다. 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얘기.

게다가 본인의 피부 타입이 무엇이냐에 따라 천연 비누라고 해도 나에게 맞는 비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오일의 특성에 따라 천연 비누의 기능적인 부분이 제각각이기 때문. 자신의 피부 타입이 지성이면 세정력이 강한 천연 비누가 적합하고, 건성이면 보습력이 강한 천연 비누가 적합하다. 고로 무조건 좋은 천연 비누란 없다. 자신에게 맞는 천연 비누가 자신에게는 좋은 천연 비누가 되는 법이다.


#10
비누의 본질부터 생각하라

과잉 공급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다. 그러다 보니 자사 제품의 차별화를 위해서 갖다 붙이기 식 장점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처음 천연 비누를 사용하면 일반 비누와 다른 사용감에 확실히 틀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보 문구를 그대로 믿을 순 없는 법. 비누는 얼굴과 손, 발 등을 씻기 위한 제품이다. 많은 천연 비누에서 강조하고 있는 보습력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자.

보습력이 뛰어난 천연 비누라 하여 그럼 비누로 씻은 후에는 수건으로 닦지 않는가? 닦고 나서 보습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가? 별도의 보습 제품이야 바르고 닦는 게 아니라 가만히 놔두는 거니까 의미가 있다지만 비누는 사용하고 나서 수건으로 닦지 않느냔 말이다. 보습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비누일 뿐이다. 비누가 보습 제품보다 보습력이 좋을 순 없는 법이다. 이렇듯 좋다는 거에 현혹되다 보면 본질을 흐리게 마련이다. 


마무리

어떤 천연 비누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 그런 건 없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고가의 천연 비누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천연 비누가 어떤 오일로 만들어졌는지에 따라 그 비누의 기능적인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효능이 아니라 기능이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란 얘기. 남에게 좋다 하여 나에게도 좋으리란 법도 없다. 좋은 천연 비누는 사람에 따라 틀리다. 즉 나에게 맞는 비누가 가장 좋은 비누인 법이다.

이 글은 인포머셜 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는 스티코에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눈을 길러주기 위해 적는 글이지 천연 비누가 잘못되었다든지 특정 업체 혹은 특정 제품을 비방하기 위해서 적은 글이 아니다. 과장/허위 광고는 분명 잘못되었다. 왜냐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무엇이 맞는 얘기인지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천연 비누 하나 사는 데에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조사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이 때문에 정리한 글이니 오해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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