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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카데미 수상작 #1. 노예 12년 (3개 부문)



2015년 아카데미 수상작에 이어 2014년 아카데미 수상작이다. 아카데미가 1929년에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수상작으로 언급할 영화가 많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상작 코너가 아니라 영화 vs 실화, 고전명작 코너에 실리기도 할텐데, 그래도 스티코 매거진에서 주로 사용하는 태그를 활용한다면 해당 수상작들은 모아서 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미 2014년 아카데미 수상작 중에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영화 vs 실화 코너에서 언급했다. 사실 <노예 12년>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영화 vs 실화 코너에 적합할 듯 싶지만, 18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영화 vs 실화 코너로 다루기보다봐는 수상작이 더 적합하다 생각했다.

<노예 12년>은 작품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3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7개 부문을 수상한 <그래비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참고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또한 3개 부문 수상작하여 공동 2위다.) 그렇다면 <그래비티>를 먼저 언급하는 게 순서일 듯 싶지만 그래도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이라고 한다면 작품상이기에 <노예 12년>부터 소개한다. 소개는 하지만 이 영화는 대중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이유는 재미가 그닥 없다. 잔잔한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는 필자마저도 큰 감흥이 없었을 정도다. 아무래도 미국 노예제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내용이라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 코너 특성상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읽어보시길 권함.


솔로몬 노섭
Solomon Northup


<노예 12년>의 주인공 솔로몬 노섭은 실존 인물이다. 원래 노예였다가 자유인이 된 흑인 아버지와 한 번도 노예였던 적이 없는 흑인과 백인 혼혈 어머니 사이에서 1807년 태어난 그는 원래 자유인이었다. 그가 태어나 자란 뉴욕이란 도시는 남북전쟁 이전이라 하더라도 노예 제도를 반대하는 미국 북부의 도시에 속했다. 그랬던 그가 1841년 납치되어 노예로 남부에 팔리면서 겪게되는 12년을 영화화한 것으로 영화는 그가 자유인이 되고 난 후에 쓴 '노예 12년'이란 동명의 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솔로몬 노섭이 적었다고는 되어 있지만 데이비드 윌슨이란 대필자가 있었다.)

그의 말을 기초로 하고 있기에 사실 여부(과장이 되지 않았을까 여부, 자신에게 유리하게만 기술되어 있지 않았을까 여부)에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백인이라고 해서 다 나쁘게 그리고 있는 건 아니기에 주관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했다 하더라도 신뢰성은 가졌다고 할 수 있겠다. 12년 동안 노예로 지내면서 그는 자유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 중에 하나가 뉴욕에 있는 자신의 집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는데, 영화에서는 한 번 발각되는 얘기만 나오지만 실제로는 기회가 되면 시도했고, 뉴욕에 도착한 편지도 있었다. 문제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길이 없어 자유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던 것. (참고로 그가 있었던 곳은 남부 루이지애나 주였다.)

필자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독립전쟁이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는 그닥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계급 사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노예 제도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고, 노예 제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먼 제도니까. 나름 울림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보았지만 마지막 장면(솔로몬 노섭이 가족들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만 뭉클함이 있을 뿐이었다. 그 뭉클함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 만한 것이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았기에 필자는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서 바꿔 생각해봤다.


노예 vs 빨갱이
Slave vs Commie

노예 제도가 존재하던 시절의 노예를 우리나라 군부 독재 시절의 빨갱이로 대치한다면, 솔로몬 노섭의 경우는 원래 빨갱이가 아닌데 빨갱이란 누명을 쓰고 12년을 옥살이한 사람과 대치할 수 있겠다. 나는 자유인이며 노예가 아니라고 호소하면 채찍질을 받듯, 나는 빨갱이가 아니라고 호소하면 돌아오는 건 갖은 고문인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대치해놓고 생각해보면 솔로몬 노섭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납치되어 억울하게 노예가 된 솔로몬 노섭과 군부 독재 시절의 빨갱이 누명을 쓴 사람과 비교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아니라고 하면 몸이 고생하니 자신이 살기 위해서 말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솔로몬 노섭의 경우야 비록 억울하긴 하지만 우리의 상식 범위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할 순 있지만, 아니라고 하면 고문하고 그걸 못 견뎌서 '그렇다'라고 수긍하면 함께 한 동지들을 불어라고 하니 자신이 살겠다고 죄없는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는 그런 상황과 어찌 비교할 수 있으리요. 이건 정말 비상식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우리나라의 그런 흑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필자는 노예 제도 관련 영화에 깊은 공감을 갖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노예 제도가 비합리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보면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세습되는 계급도 비합리적인 건 마찬가지니까.


영화 이후의 삶
Life After Movie

<노예 12년>에서는 자유인이 된 이후의 솔로몬 노섭의 삶을 자막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 자막의 끝에 보면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는 거다. 솔로몬 노섭을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그가 죽은 해는 1863?로 표기되어 있다. 정확하지 않고 그 즈음으로 추정한다는 얘기다. 유명하지 않은 인물이라 언제 죽었는지 몰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남북전쟁에 가담하여 죽어서 정확하게 언제 죽었는지 모르는 것일까? (참고로 남북전쟁은 1861년 발발하여 1865년에 끝났다.) 몇가지 설이 있는데, 그 어떤 설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살해당했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렇게 된 이유가 결국에는 납치되어 12년 동안 노예로 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① 다시 자유인이 된 후, 그는 노예 제도 폐지를 외치며 연설을 하고 다닐 정도다 보니 노예제 찬성론자들에게 살해당했다.
② 자유인이 되어 자신을 납치한 두 명을 기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이 두 명에게 보복 살해당했다.
③ 가족들 사이에선 1864년 미시시피에서 살해당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러나 이게 맞다는 증거는 없다.)


영화 속 백인들
Whites in Movie

① 윌리엄 포드 (베네딕트 컴버배치)

솔로몬 노섭의 첫번째 주인으로 꽤나 합리적인 사람이며,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노예 12년>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은 역이다. 두번째 주인인 에드윈 엡스에 비하면 선한 주인으로 그려지긴 하지만, 당시의 독실한 크리스찬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노예 제도 그러니까 흑인을 재산으로 소유하는 데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듯. 노예들을 앉혀놓고 성경 말씀을 전하는 장면이 단적으로 모순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② 에드윈 엡스 (마이클 패스벤더)

솔로몬 노섭의 두번째 주인으로 첫번째 주인과 달리 폭력적이다. 솔로몬 노섭이 자유인이 아니었었다면 아마도 첫번째 주인 밑에서 잘 지냈을 것인데,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괜히 나섰다가 불협화음이 발생되어 첫번째 주인으로부터 두번째 주인으로 넘기게 된 후에 이런 저런 고생 많이 하게 된다. 두번째 주인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마이클 패스벤더 팬이지만 이 역은 말끔한 수트가 어울리는 마이클 패스벤더와 잘 안 어울리는 듯.

③ 사무엘 베스 (브래드 피트)

영화에서 잠깐 나오지만 실제로는 솔로몬 노섭이 자유인이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사무엘 베스는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그가 쓴 편지가 뉴욕에 도착하여 솔로몬 노섭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고, 결국 두번째 주인 에드윈 엡스의 농장에 찾아와 구출할 수 있었던 것. 이런 걸 보면 솔로몬 노섭은 군부 독재 시절에 누명쓴 사람에 비해선 행복한 사람 아닐까 싶다.


영화 vs 실화
Movie vs Real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극적 구성을 위해 영화는 과장될 수 밖에 없는 면이 많다. 그러나 영화가 그렇게 과장되게 그려냈다 하더라도 역사 의식을 왜곡하는 게 아닌 이상, 그게 중요하다고 할 순 없겠다. 오히려 그런 극적 구성 때문에 영화가 흥행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그 얘기를 알게 되는 거 아니겠는가! 다만 여기서는 영화와 실제가 달랐던 부분들이 어떤 부분인지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정리한다.

① 뱃사람의 노예 살인

영화 초반에 배에 다른 노예들과 함께 이동할 때, 뱃사람 하나가 여자 노예 하나를 범하려고 한다. 이 때 용감하게 이를 저지하는 한 남자 노예. 그러나 그는 뱃사람에게 칼을 맞고 죽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의 노예는 사유 재산과도 같았다. 남의 사유 재산을 함부로 훼손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간혹 시대극 중에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표적인 게 로마 시대 검투사들을 죽이는 거다. 검투사 또한 사유 재산에 해당하고, 검투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만만찮은 돈이 들어가는데 함부로 죽일 순 없는 노릇.

② 자신에게 죽여달라는 노예

 번째 주인 에드윈 엡스에게 시달리는 여자 노예가 솔로몬 노섭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한다. 이렇게 고통 받느니 차라리 죽어서 평안을 얻겠다는 의미에서.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그의 책 '노예 12년'에 따르면, 에드윈 엡스의 아내가 그녀의 남편 에드윈 엡스와 흑인 여자 노예의 관계 때문에 솔로몬 노섭에게 돈을 주면서 죽여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왜 이렇게 그렸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그린다 하여 좀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아닐 터인데 말이다.


기타
Etc

별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스티코 매거진에서는 콤비라는 코너가 있다. 감독과 그의 작품을 잘 드러내는 배우의 소개하는 코너인데, <노예 12년>에서도 그런 콤비가 등장한다. 스티브 맥퀸 감독과 마이클 패스벤더가 그들이다. 스티브 맥퀸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해보면, 현재까지 총 3편의 작품(<헝거>, <셰임>, 그리고 <노예 12년>을 연출했는데, 모든 작품에 마이클 페스벤더가 주연으로 나온다. 물론 <노예 12년>의 경우, 핵심 주인공은 솔로몬 노섭 역의 치웨텔 에지오포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유명한 배우들 중에서 가장 비중 있었던 에드윈 엡스 역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맡았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만, 필자는 <셰임>이란 영화를 통해서 마이클 패스벤더의 매력을 느끼고 팬이 되었다. <셰임>이란 영화 그 자체는 호불호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매력적인 배우 캐리 멀리건(2014년 아카데미 수상작 중에 <위대한 개츠비>에서 언급될 배우)이 등장하는데, 캐리 멀리건의 전라의 노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캐리 멀리건 팬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가 아닐까 싶다.

 Notice  2014 아카데미 수상작 다음 편으로는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음향믹싱상 총 7개 부문을 수상한 <그래비티>로 예정되어 있다.


예고편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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