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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카데미 수상작 #4. 블루 재스민(여우주연상)



2014년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래비티>가 주인공이었다. <그래비티>는 감독상을 포함하여, 음악, 시각효과 등의 부문을 차지했지만 배우의 역량이나 각본 부문에는 그 해 더 뛰어난 영화들이 많았다.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특히 <아메리칸 허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처럼 훌륭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에서 매튜 맥커너히, 루피타 니옹, 제니퍼 로렌스 등의 호연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해 최고의 여주인공은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다.

* 코너 특성상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읽어보시길 권함.


여우주연상
Actress in a Leading Role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는 <그래비티>의 산드라 블록, <어거스트: 오세이지 카운티>의 메릴 스트립, <아메리칸 허슬>의 에이미 아담스,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디 덴치와 함께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이 후보에 올랐고, 수상은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다. 케이트 블란쳇은 2007년 <아임 낫 데어>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이후 7년 만에 후보가 된 것이었고, 2004년 <에비에이터>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꼭 10년째 되는 해에 받은 오스카 수상이었다. 

우디 앨런이 여주인공을 잘 그려낸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 그의 영화로 오스카에서 연기상을 받은 인물은 다이앤 키튼, 다이앤 위스트, 미라 소비노, 페넬로페 크루즈가 있었는데 이로써 케이트 블란쳇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케이트 블란쳇은 <블루 재스민>에서 결혼과 함께 부와 사랑을 거머쥐었다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이에 본인이 자초한 일로 모든 걸 잃고 그 충격으로 공황장애를 얻은 인물로 등장하여 몸에 두른 명품 옷과 대비되는 불안정한 재스민을 잘 표현해냈다. 

사설을 덧붙이자면 케이트 블란쳇 자체가 명품을 안 입어도 얼굴에 그냥 우아함이 써있는 사람이라 캐스팅 자체가 워낙 좋았다고 생각한다.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재스민(케이트 블란쳇 분)에게 '블루문'은 아름다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주문이다. 부자 남편에게 프로포즈를 받던 날 흘러나오던 음악이 블루문이었기 때문.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름다운 추억은 재스민에게 고통만 안겨준다. 그 기억은 재스민으로 하여금 우울증약을 복용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혼잣말을 하게 되는 이유다. 재스민의 그런 행위들은 자신의 이상(과거)과 현실(현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노력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는 애처롭게 보일 뿐이지만.

재스민이 동생에게 자꾸 "넌 그러니까 그렇게 밖에 안 돼"라고 부르짖는 것 역시 자기 자신의 비참한 현재에 대한 애처로운 부정이요, 자신이 동생과는 다르다고 규정함으로써 얻는 스스로의 위안이다. 이에 우리는 재스민에게 연민의 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생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폭력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다. 저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를 것인데 자신의 행복을 기준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거니까.


우디 앨런
Woody's Movies



우디 앨런은 그간 이어갔던 유럽 투어 영화들을 지나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가 애정해 마지 않는 뉴욕,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삼았다. 뉴욕은 화려함이자 재스민의 과거이고 샌프란시스코는 서민적이며 재스민의 현재로 완전히 상반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우디 앨런은 이 공간과 시간을 교차하여 보여줌으로써 재스민의 감정과 상황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디 앨런이 연출했던 그간의 영화가 뭐 다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블루 재스민>은 우디 앨런 영화 중에서도 특히 좌절스러운 엔딩을 취하고 있다. 이는 우디 앨런이 자주 보여줬던 지식이나 부의 허영으로 인함이 아니다. 분명 <블루 재스민>에서는 그런 면이 엿보이지만 그보다는 재스민의 감정선에 집중토록 하여 우디 앨런은 의도적으로 재스민에게 연민을 갖게끔 구성하고 있다.

편집자 주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재스민은 전형적인 된장녀다. 결혼을 부와 명예를 얻는 수단으로써 생각하는 정말 재수없는 여자란 얘기다. 그래서 본인은 쥐뿔도 없으면서 이혼 후에도 돈 있는 남자가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랬기에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꼬시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오히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이게 <블루 재스민>의 묘미다. 이는 우디 앨런의 연출력도 한몫했겠지만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력이 덕분이라 본다. 내용으로만 따지면 별로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했기에 빛났던 재스민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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